성소수자도 성평등도 없는 교육과정 졸속 의결, 국가교육위원회에 분노한다!
지난 14일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심의본을 의결했다. 충분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는 일부 위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밀어붙인 졸속 심의와 일방적 의결이었다. 국교위가 이번에 의결한 교육과정은 이미 퇴행적인 내용으로 비판받은 11. 9. 행정예고안보다 더 후퇴된 내용을 담고 있다. 성평등, 성소수자 표현이 삭제되었고, ‘성·생식 건강과 권리’는 ‘성 건강 및 권리’로 수정됐다. ‘전성(全性)적 존재’라는 용어도 성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을 지녀 우려스럽다는 보수 기독교계의 의견을 받아 삭제했다. 대체 무엇을 위한 교육인지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교육기본법은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교육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는 교육기회만이 아닌 교육내용에서도 차별을 받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성소수자가 지워지고 보수개신교의 억지 주장에 따라 성평등과 재생산권이 삭제된 교육과정은 그 자체로 성소수자와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다름없다. 2015년 이미 국가수준의 성교육표준안을 통해 성소수자를 없는 존재로 만든 교육부가 또 다시 이와 같은 차별적인 교육과정을 상정해 의결시킨 이 사태에 분노하고 또 분노한다.
포용성과 다양성을 가르치는 교육을 원한다.
사람의 존재를 삭제하지 말라!
학생들은 세상에 대한 열린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정치놀음에 휘둘리는 교육부 규탄한다.
모든 사람의 인권은 동등하다.
지난 11월 15일 무지개행동은 교육부의 행정예고안에 대해 1,555명의 시민들과 함께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위 문구들은 성명에 연명한 시민들이 보내준 목소리의 일부다. 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 인권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졸속 심의 의결한 국교위 위원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말들이다. 교육부와 국교위는 더 이상 시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 정부는 후퇴된 교육과정을 즉각 원안대로 돌려야 할 것이다.
무지개행동은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존재들과 함께 교육의 올바른 가치를 확립하기 위해 계속해서 싸울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성평등과 성소수자 인권이 보장되는 교육을 실현하라! 퇴행을 멈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