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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형법 추행죄’를 폐지하자! 군성넷을 소개합니다! - 기진 활동가 인터뷰

내일로 예정된 군형법 추행죄의 위헌 결정에 누구보다 진심인 단체가 있다면 어디일까요? 군대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소수자 인권 침해·차별 문제 대응을 위한 활동을 펼치는 ‘군성넷’을 소개합니다!
군성넷이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다움 운영위원이자 군성넷에서 활동하는 기진입니다.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군성넷’)은 군대 안에서 성소수자 군인, 병사 등이 겪는 인권 침해에 대응하고, 그러한 문제의 원인이 되는 ‘군형법 추행죄’를 폐지하기 위한 운동에 주력하는 단체입니다. 징병신체검사와 훈련소, 부대 등 전반적인 군생활에서 성소수자 차별 철폐와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인권 침해 사건을 신고받고 있습니다.
군성넷은 어떻게 모이게 되었나요?
군성넷은 과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와 ‘동성애자인권연대’(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가 군대 내 성소수자 인권증진을 위한 프로젝트팀을 꾸려 활동하면서 시작된 단체입니다. 2006년, 국방부가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지침>을 펴내는 등 점차 성소수자 군인의 존재가 군에게 인식되었지요. 사실 2002년부터 헌법재판소에서 ‘군형법 추행죄’를 다루는 등 군 관련 사건이 늘어나는 환경에서 성소수자 운동이 여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성이 있었지요.
현재 군성넷에는 다움을 비롯하여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한국성폭력상담소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군대 내 성소수자의 권리 실태는 어떠한가요?
우리나라에서 성소수자 군인은 언제든 전역처분이나 ‘군형법 추행죄’에 따른 형사 처벌과 같은 부당한 조치에 노출될 수 있어요. 단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평등권과 기본권을 상당히 제한당하고 있는 거죠. 실제로 2017년 육군이 군대 내 성소수자를 색출해서 대거 기소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죠.
세계 각국의 법률 체계에서 ‘소도미법’으로 알려져 있는 동성애 처벌법이 우리나라에서는 군형법 제92조의6(’군형법 추행죄’)이라는 형태로 존재합니다. 이 법은 동성 군인끼리 합의한 성관계를 한 경우까지도 형사상 처벌을 한다는 점에서 ‘동성애 처벌법’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지난 십수 년간 시민 사회는 정치권에 ‘군형법 추행죄’ 폐지를 끊임없이 요구했습니다.
군형법 추행죄에 대해 더 알려줄 수 있나요?
‘군형법 추행죄’는 ‘군인 또는 준군인’ 상호 간에 ‘항문성교나 그 밖에 추행’을 하는 경우 처벌하는 법입니다. 문제는 군형법에 ‘강제추행’과 같은 성폭력을 처벌하는 조항이 별도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동성 군인 간의 합의한 성적 행위까지 ‘추한 행위’로 보고 형법으로 다스린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법조항은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혐오에 기반해 있으며, 성소수자 군인에 대한 낙인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개인의 성적 지향에 따른 자유로운 성적 실천을 형법의 대상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성적 자기결정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군형법 추행죄’는 현재 헌법심판소의 위헌심판이 진행 중입니다.
올해 초, 제4차 UN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niveral Periodic Review, UPR)에서 여러 UN 회원국은 한국 정부에 ‘군형법 추행죄’를 폐지할 것을 권고했어요(독일, 멕시코, 미국,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캐나다, 크로아티아). 이처럼 국내의 시민사회는 물론 국제인권기구와 여러 이웃 국가들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군형법 추행죄’의 폐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군성넷은 2002년, 2011년, 2016년 세 차례에 걸쳐 헌법재판소가 내린 합헌 결정을 비판하고, 위헌소원을 제기하고, 공개변론에 참여하는 등 ‘군형법 추행죄’를 폐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국회를 상대로는 ‘군형법 추행죄’ 폐지 법안을 발의하기 위한 운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현재 21대 국회에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의 대표발의로 ‘군형법 추행죄’ 폐지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군형법 추행죄’ 폐지 운동 외에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군성넷은 최근 군대의 변화하는 환경에서 성소수자 군인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성소수자 전역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가장 달라진 점은 역시 군대에서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최근에는 훈련소에서도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얼마 전 전역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제는 부대 안에서 어플로 다른 성소수자를 만나는 일은 일상적이고, 몇몇은 간부와 동기들에게 커밍아웃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군대에서 커밍아웃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차별과 폭력에 취약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은 사실입니다.
참, 다움은 <2021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 조사> 결과보고서를 냈던 작년에 군성넷과 함께 군대 경험에 관한 내용들을 공유하고 함께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군형법 추행죄’ 등 제도적 변화를 위한 운동 외에도 군성넷은 성소수자 군인의 군생활 여건을 파악하고, 여러 지원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군성넷의 차기 활동도 궁금해요!
10월 14일, 처음으로 퀴어 커뮤니티의 입영대상자를 대상으로 <성소수자 예비입영자 길라잡이>를 진행했어요. 이 행사에서는 성소수자 군인을 위한 군생활에 유용한 상식과 여러 이야기를 공유했어요.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를 통해 ‘군형법 추행죄’와 아웃팅 등으로 군 입대를 고민하고 있는 성소수자분들의 고민을 덜어드리도록 힘쓸 예정입니다. 특히 차별과 폭력을 경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거나 구제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니 유용하겠죠?
앞으로도 군성넷의 다양한 활동을 기대해주세요!